귀족과 시민 (14세기)

13세기는 거대한 대성당의 시대였다. 이러한 거대한 건축 사업은 14세기 이후로도 계속 됐지만 더 이상 미술의 구심점은 아니었다. 도시들이 상업적으로 성장하면서 시민들은 점차 교회와 봉건 영주들의 권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귀족들도 도시로 이주하여 사치를 부리며 부를 과시했다. 과감히 일반화해 본다면 14세기에는 장대한 것보다는 세련된 것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14세기의 고딕 건축들은 장엄한 외관에 만족하지 않고 장식과 트레이서리를 통해 솜씨를 과시했다. 이것을 이전과 구분하여 장식적 양식(Decorated style)이라 한다.

이 시대의 가장 특징적인 조각 작품은 교회를 위한 석조물이 아니라 귀금속이나 상아로 만든 소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딱딱하고 엄한 인상을 피했다. 또한 우아하고 섬세한 세부 묘사에 정성을 들였다.

이전과 달리 이들은 실제 사물을 관찰해서 묘사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그림을 보면, 성경의 이야기는 이전과 같이 인물이나 공간을 전혀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일상에 관한 것은 자세한 관찰을 통해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조토의 미술이 점차 퍼지면서 이 두가지가 점점 융합되게 된다. 시모네 마르티니의 그림을 보면 고대 비잔틴 형식대로 배치를 하면서도 실제 형상과 비례, 공간을 왜곡시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전에는 성경의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미술가들의 임무였다. 그러나 이제 미술가는 자연으로부터 스케치를 하고 그림으로 옮길 수 있어야 했다. 또한 그들은 스케치북을 사용하고 아름다운 동식물의 스케치를 비축해 두어야 했다. 미술가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미술가들처럼 인체에 대한 지식을 얻고 그것을 기반으로 조각과 그림을 제작하려고 하였다. 중세 미술이 종말을 고하고 르네상스라 불리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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