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1)

3년 만에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도쿄 4박 5일로 다녀왔다. 홋카이도 갈 때처럼 급작스럽게 가기로 해서 가기 일주일 전에 비행기 표를 사고 일정 계획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마침 프로젝트가 접혀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많았다. 일본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기 때문에 나는 타베로그와 블로그를 열심히 뒤져서 먹을 곳을 정했고 관광 같은 것은 같이 가는 친구들한테 그냥 다 맡겼다.

출국 날이 되어 나리타로 가는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4시에 일어나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별로 안 걸려서 1시간 만에 공항 도착. 체크인하고 하나은행 가서 환전하고 파리크라상 가서 파니니 하나 먹었다. 나는 대충 옷 몇 벌만 챙겨서 마실 나가듯이 백팩 하나만 가볍게 들고 왔는데, 너무 가벼운 기분이었는지 아무 생각 없이 로션, 클렌저 같은 것들을 집에서 쓰던 거 통째로 들고 와버렸다. 당연히 보안검색 때 걸렸다. 버릴 순 없고 한진택배에 보관화물로 하루 당 3천 원 내고 맡겼다.

보관화물 접수증
이런 걸 준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내리자마자 7월 중순 일본의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이번에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타보기로 했는데 표 사는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더워 죽겠고 이때 벌써 지쳤다..ㅋㅋ 도쿄 메트로 패스랑 스이카를 사려고 했는데 어디서 사는지도 잘 모르겠고 기차가 10분 남아서 그냥 도쿄역에서 사기로 했다.

도착
도착

도쿄역에 도착해서는 우선 라커에 짐을 보관했다. 스이카는 무인 충전기가 있길래 쉽게 샀는데 도쿄 메트로 패스 사는 곳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1층 올라가서 안내소에 물어보니 한국인 직원이 다시 내려가면 있다고 알려줘서 겨우 샀다.

도쿄역
도쿄역

도쿄에서 첫 점심으로 무기또올리브에서 라멘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친구를 따라 한참 걸어가다가 뭔가 이상해서 보니 긴자점 말고 반대 방향에 있는 다른 지점으로 가고 있었다. 더 이상 걷기엔 너무 더워서 지하철 타고 되돌아갔다. 대기를 걱정했는데 거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이후로도 모든 곳에서 대기가 생각보다 없었는데, 날씨를 생각하니 당연한 것 같기도.. 자판기로 주문하다가 잘못 눌러서 또 실수 한번 해주고..

무기또올리브 메뉴
무기또올리브 메뉴

기다리면서 벽에 붙은 것들을 보니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집인가 보다. 나는 제일 비싼 ‘특제 닭·정어리·대합 트리플 라멘’을 시켰다. 진한 대합 육수와 간장 베이스 국물이었는데 국물, 면의 식감, 토핑 다 좋았다. 친구가 시킨 그냥 대합 라멘와 비교해 보니 확실히 생선의 비린맛이 느껴졌다. 다른 친구가 시킨 츠케멘도 엄청 맛있더라.

특제 닭·정어리·대합 트리플 라멘
특제 닭·정어리·대합 트리플 라멘
츠케멘
츠케멘

라멘은 30분도 안 걸려서 후다닥 먹어치우고.. 커피 마시러 카페 드 람브르를 찾았다. 역사가 오래됐고 엄청난 고수가 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흡연이 가능해서 테이블 가운데에 재떨이가 있었다. 다행히 아무도 피우고 있진 않았다. 그리고 오로지 커피만 있고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파는 듯하다.

카페 드 람브르
카페 드 람브르

우선 여기 가는 사람들이 다들 먹던 ‘블랑 에 누아’를 마셨다. 산미가 꽤 느껴지고 단맛이 굉장히 강했다. 목이 너무 말라서 음미하지도 않고 후루룩 마셔 버렸다. 웬만하면 맛있는 커피 더 먹고 싶었는데 도저히 뜨거운 걸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아이스 커피가 없었다.)

블랑 에 누아
블랑 에 누아

뭐 할까 하다가 유니클로를 갔다. 12층 정도였던 것 같은데 건물 전체가 통째로 유니클로였다ㄷㄷㄷ. 나는 입고 온 긴바지 말고는 바지가 없었는데 너무 더워서 입고 돌아다닐 반바지랑 잘 때 입을 반바지를 샀다. 5000엔이었나 넘게 사면 면세라고 한다. 이걸 일본어로 설명해 주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일본어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니클로
유니클로

그다음은 아키하바라를 가보았다. 지하철 내려서 나오니 온 건물에 애니 캐릭터 같은 것들이 붙어있고 길에서 메이드들이 호객행위 중이었다. 사람도 엄청 많았다.

세가 게임센터를 갔는데 1층부터 3층까지 전부 인형 뽑기 같은 거만 있어서 뭐 별거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4층부터는 드디어 게임이 있었다. 5층은 리듬 게임 층이었는데 진짜 신세계였다. 온갖 상상도 못했던 신박한 입력 방식의 게임들이 잔뜩 있었다. 어떤 것은 뭘 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오락실이 사장돼 가고 있는데 일본은 수준이 달랐다.

이름 모를 게임..
이름 모를 게임..

마지막 6층은 VR 게임이었다. 이런 총 쏘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VR 게임
VR 게임

세가 다음으로 만다라케라는 곳을 가보았다. 여기도 층별로 테마가 있었는데 게임 층에 가보니 각종 고대의 유물들이 다 있었다. 그리고 남성향 동인지 층에 가봤는데 수위가 엄청났다.. 메이드 카페는 갈까 하다가 그냥 안 갔다.

다시 긴자로 돌아와서 츠키지 스시코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초밥은 적당히 모둠 같은 걸루다가 시켰다. 땀을 많이 흘려서 맥주가 꿀맛이었다.

츠키지 스시코
츠키지 스시코
스시
스시
스시
스시
스시
스시
스시
스시

도쿄타워 가려고 했는데 모르고 지하철역을 지나쳐서 롯폰기에 내렸다. 온 김에 그냥 롯폰기 힐스로 갔다. 여기에 야경을 볼 수 있는 도쿄 시티뷰가 있는데 올라갔더니 모리 아트 뮤지엄이랑 세트로만 티켓을 팔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안 보고 내려왔다. 다시 도쿄타워 가려다 귀찮아서 그냥 숙소로 가기로 했다. 대신 가는 길에 멀리 도쿄타워가 보이긴 했다..

도쿄타워
도쿄타워

도쿄역 가서 라커에서 짐을 찾으려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 JR선 안에 있는 라커에 넣어놨다. 안내소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방금 들어온 반대쪽 문으로 내보내 주었다. 뭐지 했는데 이쪽으로 나오면 JR선 안쪽이었다. 라커에서 짐을 찾고 안내소에서 받은 종이를 보여주니 다시 밖으로 내보내 주었다.

숙소 근처의 긴시초 역에 내렸는데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번화한 느낌이었다. 걸어가는데 분위기가 약간 무서웠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라는데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 돈을 아끼기 위해 최저가의 게스트하우스로 골랐더니 정말 후회되었다. 역에서 15분도 생각보다 너무 멀고, 공용 샤워실인데 한 칸밖에 없고, 무엇보다 너무너무 더웠다. 그리고 와이파이도 사용이 불가능하게 느렸다. 다음부턴 무조건 역에서 가까운 괜찮은 호텔로 잡겠다. 우리 방에는 베트남 사람 한 명, 독일 부부, 일본인 한 명이 있었다. 얘기 좀 하다가 잠을 청했다. 하지만 더워서 도저히 잠이 안 왔고 가지고 간 휴대용 선풍기로 달래며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긴시초 역
긴시초 역
게스트하우스 사쿠라
게스트하우스 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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