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2)

더워서 잠을 거의 못 자고 5시에 일어났다. 샤워실이랑 부엌은 자는 사람 방해되지 않게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만 쓰라고 되어 있었는데 어떤 한국인 아저씨가 씻길래 나도 그냥 샤워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츠키지 시장을 가기로 했다. 시장은 아침에만 연다고 해서 서둘러 나섰는데, 지하철역까지 한참 걸어가서 지하철 타기 직전에 일행 중 한 명이 패스를 숙소에 두고 왔다는 걸 알게 되어서 가지러 돌아가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츠키지시조 역에 내려서 대충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입구 같아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츠키지 시장
츠키지 시장

근데 오늘은 쉬는 날이고 레스토랑도 다 쉰다고 쓰여 있어서 당황했다.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앞에 중국인들이 그냥 안으로 들어가니까 경비원이 뭐라 하면서 뛰어가서 잡아 왔다.

쉽니다.
쉽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서 아침 먹어야겠다 하고 걸어가다 보니 사진에서 본 것만 같은 시장 같은 곳이 나왔다. 여기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잘 모르지만 아까 닫았다는 곳이 장내시장이고 여기가 장외시장인가?

츠키지 시장
츠키지 시장
츠키지 시장
츠키지 시장

아무튼 다행히도 여기에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있어서 기분 좋게 입장했다. ‘츠키지 이타도리 우오가시센료’라는 곳인데 히츠마부시를 먹으러 왔다. 메뉴를 보니까 외국산 우니랑 국산(일본산) 우니가 있는데, 국산 우니를 쓴 게 더 비쌌다.

우오가시센료 메뉴
우오가시센료 메뉴

먹는 방법은, 첫 번째로 먼저 그릇에 조금 덜어서 섞지 않고 카이센동으로 먹는다. 우니는 아직 먹지 말고 남겨둔다.

첫 번째
첫 번째

두 번째로는 직원분이 따로 나온 버섯 같은 것을 넣고 열심히 비벼서 요렇게 만들어 주는데 이 중에 큰 덩이를 먹는다.

두 번째
두 번째

마지막으로 작은 덩이에 다시를 부어주는데 이렇게 먹는다. 1, 2번도 물론 개꿀맛이지만 이건 진짜 감칠맛이 넘쳐나면서 너무 맛있었다. 처음부터 다 비빈 다음에 바로 이렇게 먹고 싶다.

세 번째
세 번째

아쉬워서 시켜본 불질한 판우니.

우니
우니

밥 먹고 시장을 좀 더 둘러보다가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는 곳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계란말이 같은 걸 파는 마루타케라는 곳이었다. 100엔밖에 안 하길래 하나 사서 먹어봤는데 나는 너무 달아서 별로였다.

마루타케
마루타케
계란말이
계란말이

바로 점심 먹으러 오기쿠보로 출발했다. 카레로 유명한 토마토를 가보기 위해서였다. 현재 타베로그 점수는 4.08. 이번 여행에서 여기만 좀 멀리 동떨어진 위치에 있고 밥 먹는 것 외에 딱히 할 것도 없어서 동선은 좀 애매했지만, 너무 궁금해서 강력히 추진했다. 11시 반에 오픈인데 10시도 안 되어 도착했다. 더위를 피해 마트 식품관 같은 곳을 전전하다가 스타벅스에 자리가 생겨서 들어가 시간을 때웠다. 다크 모카 프라푸치노를 먹었는데 너무 시원하고 너무 맛있어서 반해버렸다. 여행 내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위해 스타벅스에 여러 번 갔는데 갈 때마다 이걸 먹었다.

다크 모카 프라푸치노
다크 모카 프라푸치노

엄청난 대기가 있다고 들어서 10시 반쯤에 한번 쓱 가봤다.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우리가 3등이었다. 이날도 미친 듯이 더워서 그늘에서 직사광선을 피해도 강렬한 열기로 쪄지는 기분이었다. 여기서 서서 한 시간을 기다리는 건 미친 짓 같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들어가 보니 10명 좀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뒤에서 더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니 좀 불쌍했다.

토마토
토마토

별다른 고민 없이 송아지 밀크 카레를 주문했다. 이 카레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 쓴맛, 단맛 다양한 맛이 나면서 감칠맛이 폭발하는 맛이다. 그 맛은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너무 맛있다.

송아지 밀크 카레
송아지 밀크 카레

밥 먹고 나올 때 아직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대기자들
대기자들

다음으로 신주쿠를 가보았다. 너무 더워서 시원한 이세탄 백화점을 가봤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 같았다. 그리고 올라가는데 계속 여자 옷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남자 옷은 통로를 통해 옆 건물로 이동해야 있었다. 비싼 옷과 물건들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여기서 화장실을 갔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변기 옆에 변기 소독 용품이 있던 것. 나중에 보니 웬만한 화장실에는 다 있었다. 변기에 뭐가 묻어있는 걸 자주 봐서 항상 휴지로 닦고 앉는데 한국에도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보다가 8층 스타벅스에서 쉬었다. 너무 걸어 다니니까 기립근이 너무 아팠다. 그냥 약해서 그런 건지 걷는 자세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백화점 옆 부분..
백화점 옆 부분..
화장실
화장실

쉬면서 다음 행선지는 메이지신궁으로 정했다. 밖으로 나가면서 벌써 더위 생각에 아찔해졌다. 근데 상상과 달리 메이지신궁은 거의 숲이어서 햇빛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입구에서 토리이가 반겨주었다.

토리이
토리이

숲길을 한참 따라가니 건물들이 나왔다. 테미즈야는 들어가기 전에 손이랑 입을 씻어서 정화하는 곳이라고 한다.

테미즈야
테미즈야

여기는 오미쿠지라고 써있는 거 보니 점괘 보는 곳인가 봄.

오미쿠지
오미쿠지

여기가 뭔가 메인인 것 같았다.

배전
배전

소원 걸어 두는 곳.

에마
에마

근데 나는 구경하면서 계속 기립근이 너무 아파서 마사지볼 생각만 간절했다.. 다시 신주쿠로 돌아와서 카페를 찾아 한참 헤매다가 람브르라는 카페에서 쉬었다. 굉장히 올드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여기서 메론소다를 마시면서 저녁을 고민했다.

메론소다
메론소다

결국 바로 근처에 있던 모토무라에서 규카츠를 먹기로 결정. 여기도 줄이 상당히 있었다. 거의 다 한국인이었고 20대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다. 근데 남자는 단 한 명도 없고 다 여자였다ㄷㄷ.

한참을 기다려서 마랑 명란이 포함된 규카츠로 주문했다. 130g짜리와 260g짜리가 있어서 당연히 큰 걸로 시켰다. 물론 맥주도 시켰다. 맛있긴 한데 먹다 보니 느끼해서 좀 물렸다. 역시 요즘은 고기가 별로 안 당긴다.

규카츠
규카츠

무인양품 같은 곳들을 좀 더 둘러보고 숙소로 향했다. 근데 가는 중에 포켓 와이파이 배터리가 나가서 역에서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또 한참 헤매느라 고통받았다. 결국 못 찾아서 로밍 잠깐 켜서 지도를 확인했다. 어제부터 뭔가 예상치 못한 헤맴과 실수들의 연속이다.

숙소에 도착하니까 어제 있던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자전거 여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새까맣게 탄 일본 애들이 있었다. 우리는 휴족시간이라고 파스 같은 걸 좀 붙였다. 그리고 여기 세탁기가 있어서 빨래도 좀 했다. 이때 크로아티아 대 프랑스 월드컵 결승이어서 사람들이 거실에 모여서 봤다. 나는 졸려서 그냥 잤다. 오늘은 외부 공기를 꼼꼼히 차단하고 에어컨을 미리 빡세게 켜놔서 살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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