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3평 남짓한 방에서 4년 살다가 드디어 괜찮은 방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정리가 좀 된 것 같다. 이 방은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다. 지금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방 구할 때 염두에 두었던 조건들이 있는데 만족시킨 것은 다음과 같다.

  • 넓이. 예전 집은 좁아서 침대도 넣지 못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 근데 또 욕심이 끝이 없어서 투룸이 욕심난다.
  • 위치. 역까지 5분도 안 걸린다. 출근할 때 신대방역까지 초만원 버스를 타고 20분 걸리던 생활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 채광. 남향이 아니라서 좀 걱정했는데 두 방향으로 큰 창이 있어서 생각보다 꽤 햇빛이 들어온다.
  • 고층. 2층에 살아본 결과 다시는 저층에 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담배 냄새에 시달리다 나중에는 환후 증상까지 생긴 듯했다.
  • 방음. 방음은 매우 완벽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옆집에 소리가 들리게 할 수 없었다.
  • 깨끗할 것. 신축이어서 좋다. 예전 집에 처음 갔을 때 나중에 보니까 세탁기 세제 투입구에 곰팡이가 있어서 극혐이었다.
  • 잡다한 가구 없을 것. 특히 거의 모든 원룸에 들어 있는 1200 책상 너무 싫다. 침대도 큰 침대를 사고 싶었기 때문에 없는 것이 좋았다.
  • 샤워부스. 샤워기가 세면대에 연결된 것이 싫었다. 변기 옆에서 샤워하면서 모든 곳에 물을 튀기는 것도 싫다.
  • 잡다한 무늬, 장식 없을 것. 빌트인 가구 같은 곳에 이상한 촌스러운 색깔이나 무늬가 있으면 극혐이다. 새하얀 것이 좋다.
  • 에어컨 위치. 이전 집은 에어컨이 책상 옆에 있었는데 이러면 켜면 다이렉트로 바람이 와서 춥고 끄면 더워서 노답이다.
  • 전기 레인지 화력. 이전 집에서는 화력이 약해서 라면 끓일 때만 해도 끓는 물에 라면을 넣으면 끓음이 없어졌다. 요리도 좀 해보고 싶어서 강한 화력을 원했다.
  • 주방 위치. 보통 흔한 원룸을 보면 현관문 앞에 바로 부엌이 있고 반대편 끝에 창문이 있는데 이러면 음식 냄새가 방 전체를 거쳐서 밖으로 나갈 것 같아서 뭔가 싫었다.

반면에 그래도 불만인 점이 있긴 있는데.

  • 새집 냄새. 냄새가 꽤 난다. 지금은 그래도 좀 덜해졌다.
  • 수압. 신축이니까 안심했었는데 수압이 살짝 아쉽다. 변기 물 내리면 수압에 영향이 있다.
  • 배수구. 이건 좀 어이가 없는데 화장실 바닥 배수구가 샤워부스 분리하는 유리 밑에 있다. 그래서 완전히 분리해서 청소할 수가 없다;

아직 사계절을 다 겪어 보지 않았으니 다른 것들이 더 생길 수도 있겠다. 냄새만 사라지면 정말 완벽한 집이다. 언제 사라질진 모르겠지만.

이사하면서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침대, 책상, 피아노 등 굵직한 것을 비롯해 온갖 것들을 질러서 수백만원이 깨졌다. 거기다 이제 다시 거액의 대출이 생기고 관리비도 더 비싸서 이전에 비해 한 달에 40만원 이상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이제부터 엄청나게 아껴써야 한다. 차도 잠깐 사고 싶었는데 접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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