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 스위스 여행 2일차

이날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일찍 일어나서 요플레랑 납작복숭아를 먹고, 8시쯤 밖으로 나왔다. 우산을 쓰고 ‘라 파리지엔느’라는 빵집에 갔다. 2016년 파리 바게트 대회에서 1위를 한 곳이라고 한다. 배고파서 빵을 좀 사 먹었다. 바게트는 안 먹었다.

다시 걸어서 뤽상부르 공원으로 갔다. 날씨가 안 좋아서 사진도 별로 안 찍은 것 같다. 꽃을 이쁘게 심어놨고, 나무를 네모반듯하게 깎아 놓았다. 나는 반팔이었는데, 날씨가 좀 쌀쌀해서 심지어 패딩 입은 사람도 있었다. 원래 공원에 더 있을 예정이었지만, 비 오는 날씨 탓에 이동하기로 했다.

어디 갈까 하다가 르 봉 마르쉐로 갔다. 1852년 개장한 세계 최초의 백화점으로,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했다고 한다. 구경하다가 트러플 소금, 트러플 오일, 트러플 감자칩을 샀다. 점심 예약 시간이 좀 남아서 바로 앞에 있는 자라에서 옷도 샀다. 근데 이상하게 카드로 결제하려면 여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권을 두고 왔기 때문에 현금으로 샀다. 설마 다른 곳도 다 이런 건가 하고 매우 걱정했다.

점심은 La Truffière에서 먹기로 했다. 미슐랭이라고 해서 예약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별을 받은 건 아니고 MICHELIN Plate라고 한다. 다섯 번째 사진에 있는 생선 요리가 제일 맛있었다. 아마 도미였던 것 같다. 고수 맛이 나는 음식도 있고 일본 시소도 사용해서 신기했다. 디저트를 여러 가지 보여주고 고르라고 하는데, 트러플 마카롱이 있길래 먹었다. 서빙해 주시는 분이 되게 유쾌하고 재밌었다. 자라에서 현금으로 옷을 사버려서 돈이 부족했다. 그래서 계산서를 받고 나서 카드가 안 될까 봐 두근두근했는데 다행히 잘 계산되었다.

밥을 먹고 기대하던 오르세 미술관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줄 서 있는 걸 보고 질렸다. 그래도 뮤지엄 패스 줄이 따로 있어서 생각보단 빨리 들어갔다. 안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근데 규모가 워낙 크고 해서 예술의 전당처럼 그림 보는 게 열악하진 않았다. 사진도 맘대로 찍을 수 있었다. 책이랑 인터넷으로 많이 보던 그림들이 잔뜩 있어서 너무 좋았다. 성격상 꼼꼼하게 다 훑어야 해서 엄청 돌아다녔더니 매우 힘들었다.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그림도 하나 산 뒤, 저녁은 치폴레에서 간단하게 브리또를 먹었다. 너무 많이 걷다가 앉으니 살 것 같았다. 맛은 무난하게 맛있었다.

다음 일정은 생트 샤펠 성당에서 공연을 보는 것이었다. 시간이 좀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갔다. 가면서 캐리어 빌려준 친구 줄 마그넷도 사고, 아모리노에서 젤라또도 먹었다.

생트 샤펠 공연은 ‘Adagio ! Les plus belles pages pour quatuor’라는 제목의 현악4중주 공연이었다. 음악은 주로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들 위주로 진행되었다. 각 곡 시작 전에 뭐라 뭐라 길게 설명하는데 프랑스어라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예쁜 성당에서 들으니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엄청난 의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를 뚫으며 몽쥬 약국으로 갔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다 문을 닫았는데 다행히 한 지점은 늦게까지 했다. 선물할 것들이랑 내가 쓸 립밤을 샀다. 여기는 진짜 손님의 99%가 다 한국 사람이고, 심지어 직원도 한국인이었다. 필수 코스라고는 들었지만 충격적이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