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 스위스 여행 8일차

여행기를 쓰다가 멈추고 미루다 보니 어느새 갔다 온 지 1년이 훌쩍 넘게 지나버렸다. 자세한 기억은 이미 다 휘발되어 버렸지만, 마무리를 지어본다. 따라서 정보들이 틀릴 수도 있다.

스위스에 왔으니 융프라우 산은 가봐야 하지 않겠나. 이 나라의 산은 날씨가 워낙 예측 불가이다. 한국 사람으로서 자주 올 수 있는 곳도 아니니 운이 좋아야 한다. 뮈렌에서의 실패도 있고 해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맑은 날이었다.

기차를 타고 그린델발트에서 클라이네샤이덱, 아이거글레처를 거쳐 융프라우요흐로 간다. 융프라우 VIP 패스가 있어도 융프라우는 한 번만 갈 수 있다. 가는 길에 창밖을 보니 공사가 한창이다. 케이블카를 건설 중이라고 한다. 자연이 파괴되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물론 나도 인간이 산을 깎아서 만든 길로 올라가고 있다. 모순적인 나.

도착하니 여름임에도 확실히 추웠다. 고산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별로 아무렇지 않았다. 벽에 붙어 있는 투어 경로를 확인하고 이동했다.

스핑크스 전망대에 가면 테라스에서 봉우리를 볼 수 있다. 눈 덮인 압도적인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사진에 보이는 강같이 생긴 것이 알레치 빙하(Aletschgletscher)로, 길이 23km, 최대 두께 900m의 빙하길이라고 한다.

얼음궁전(EISPALAST)은 빙하를 다듬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얼음으로 된 동굴 같은 곳이고, 얼음 조각 장식도 여기저기 있다. 근데 뭔가 얼음 느낌이 이상했다. 가짜 같은 느낌? 여기는 오래 볼 건 없다.

고원(PLATEAU)은 융프라우에 오는 모든 사람이 인증샷을 찍을 장소이다. 스위스 깃발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눈과 얼음을 눈에 담고 발길을 되돌렸다.

초콜릿 천국에 가면 린트 초콜릿이 잔뜩 있다. 시식시켜준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니었다. 여기서 사면 비싸다고 하여 사지는 않았다.

융프라우에 오면 다들 신라면을 먹더라. 이곳에선 신라면 작은 컵이 만원에 육박하는 미친 가격이다. 하지만 융프라우 VIP 패스 덕분에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눈썰매를 탔다. 이것도 융프라우 VIP 패스에 포함이었던 것 같다. 그리 길지는 않아서 엄청 재밌진 않다.

세이버 데이 패스로 기차를 타고 취리히로 향했다. 가는 길에 베른도 지나쳐 갔다. 참고로 취리히가 아닌 베른이 수도다. 그린델발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번화한 도시였다.

취리히에서 하룻밤을 묵을 곳은 레오넥 스위스 호텔이었다. 호텔까지 캐리어를 끌고 걸어 가는게 꽤 쉽지 않았다. 내부는 깔끔하니 괜찮았다. 웰컴 드링크가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일단 밥 먹고 와서 먹기로 했다.

어떤 경위로 가게 되었는진 기억이 안 나지만, 저녁은 Johanniter라는 식당에서 먹었다. 아마 네이버에서 적당히 검색했을 듯하다. 학센이랑 버섯 파스타를 시켰다. 학센은 무난했던 것 같은데, 파스타는 인터라켄에서 먹은 것처럼 면에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었다. 서양 음식인데 왜 한국이 더 맛있지…

밥 먹고 린덴호프로 가 보았다. 라마트 강 옆에 위치해서, 강과 취리히 전체 전망을 볼 수 있는 한가로운 곳이다. 물론 핵심 뷰 스폿에는 사진 찍으려는 사람이 계속 있다. 근데 찍어 온 사진을 보다 보니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사람 사진만 너무 찍고 풍경만 있는 사진이 없다.

Coop에서 기념품으로 초콜릿 등을 사고 호텔로 돌아와 웰컴 드링크를 마셨다. 사진을 보니 맥주를 마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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