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크라이스트

라스 폰 트리에의 Depression Trilogy 중 첫 작품. 두 번째인 멜랑콜리아는 먼저 봤고 님포매니악을 마저 봐야지. 그로테스크 하구만..ㅋㅋ 음침하고 기분 나쁘다. 나는 모르지만 엄청 상징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일단 ‘에덴’에서 두 남녀가 있는 거 보니까 창세기에서 따온 것 같고.. 이런 거 볼 때면 기독교 지식이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언더 더 스킨 때도 그렇고 나는 참 아무 생각 없이 보는듯. 이럴거면 뭐하러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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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나는 꽤 좋게 봤다. 네이버 평점을 보면 별 반개로 도배되어 있다.ㅋㅋ 그냥 조용하다가 갑자기 쨍하는 큰 소리와 함께 팍 튀어나와서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는 신물이 난다. 이렇게 소재와 분위기로 공포감을 주는게 진짜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걸어오기만 하는데 무섭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주변의 평이 별로 안 좋길래 어떤가 했는데 그냥 평범한 마블 영화였다. 악당을 물리치는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문제인 악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다.ㅋㅋ 로마노프를 잡았다가 그냥 홀랑 놓아주기도 하고. 근데 그 능력으로 최선을 다하면 무적이라서.. 어벤져스의 경우는 히어로들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나는 어벤져스를 펑펑 터지고 싸우는 거 보려고 보기 때문에 상관없다. 물론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덕질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덕질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한국말 할 때 마치 옛날 외화 더빙의 느낌이..? 꽈찌쭈 방지인가.

여인의 향기

매우 유명한 영화지만 이제야 봤다. 그 유명한 탱고 장면이 있는ㅋㅋ 근데 92년이면 20년도 더 됐는데 자꾸 얼마 전인 것 같다. 사스가 알 파치노. 너무 멋있다. 알 파치노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 영화. 마지막 감동적인 연설 장면에서 대놓고 드러나듯이 이 영화는 자신의 신념을 지킬 것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신념’, ‘양심’, ‘정의’ 이런 것들에 대한 주장은 굉장히 공허하게 느낀다. 그보다는 프랭크의 내면의 고통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녀

인공지능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는 항상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의 뒤통수를 칠 것만 같은 학습된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목소리만으로 저렇게 좋아지나 싶긴한데, 호아킨 피닉스와 스칼렛 요한슨 둘 다 감정 표현을 매우 잘한 것 같다. 아무튼 주인공은 OS와의 사랑을 통해 잘못도 깨닫고 치유받은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의 여운을 느끼기 전에 로봇 마인드의 나에게는 ‘빨리 OS 보상 받아야..’ 같은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다.

이미테이션 게임

튜링 영화니까 봐야할 의무가 있다.(?) 사실 튜링과 그의 역사, 업적에 대해 아는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조안 클라크도 그냥 여자 캐릭터 하나 넣으려고 지어낸 줄 알았는데 진짜 있었다.ㅋㅋ 크리스토퍼라는 첫사랑도 실존했고 진짜 결핵으로 죽었다. 물론 기계에 그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실제와는 다르게 아스퍼거 장애인 것처럼 묘사했는데, 그에 비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약간 떨어지는 듯한.. ‘컴퓨터’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마지막의 “Today, we call them computers.” 라든가.. 근데 키이라 나이틀리 너무 좋음ㅠㅠ

보이후드

궁금했던 영화인데 드디어 봤다. 비포 시리즈의 에단 호크가 나와서 반가웠다. 12년간 매년 며칠씩 모여서 찍은 영화이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배급사에도 중간 과정을 전혀 보여주지 않아도 됐다고 한다. 근데 6살 때 찍기 시작할 때는 본인의 의지로 시작했을 것 같진 않은데 계속 찍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ㅋㅋ 딱히 극적인 것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한 인간이 12년간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것을 보는건 흥미롭다. 내가 어땠는지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왠지 엄마가 메이슨을 보낼 때 소리치다가 “I just thought there would be more.” 라며 한숨 쉬는 장면이었다.

위플래쉬

휴 10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마지막에 5분에 달하는 드럼 솔로 끝에 서로를 인정하며 나오는 장대한 마무리에서는 마치 슬램덩크 산왕전에서 강백호와 서태웅의 하이파이브 장면과 같은 전율이 느껴졌다. 나는 박자 감각이 없어서 전공자들이 빠르기표 숫자 보고 박자를 아는게 신기하다. 드럼도 저정도 빠르기면 그냥 드르르르 이렇게 들리는데 박자를 어떻게 세면서 하는거지..ㄷㄷ 이 영화는 프린스턴 하이스쿨 밴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이 영화 자체도 하루 14시간이라는 미친 일정으로 19일만에 찍었다는 것이다. 배운대로 실행한 것인가.. 심지어 감독은 중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뇌진탕으로 입원했는데 다음날 찍으러 돌아왔다고 한다[..] 많은 K-인들은 이 영화를 제자의 재능을 이끌어낸 훌륭한 스승의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본다고 한다. 플레쳐와 네이먼과 마찬가지로 미쳐있음에 틀림없다.

버드맨

리건은 옛 버드맨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이다. 리건 역으로 배트맨의 마이클 키튼을 쓴 것은 우연이 아니지 않을까. 핸드헬드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거의 영화 전체가 한 샷인 것 같다. 이런건 어떻게 하는거지? 마치 실제 삶을 지켜 보는 것 같다. 이것과 더불어 키튼의 엄청난 연기, 계속 울려대는 드럼 소리는 몰입감과 긴장감을 준다. 자꾸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어찌됐든 마지막에 리건은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Bye bye, and fuck you.”

어바웃 타임

훈훈하고 좋은 영화이다. 등장인물들도 마음에 든다. 감정의 고조나 위기 같은 건 별로 없고 편안하게 흘러간다. 능력이 너무 사기라서 그런 것 같다. 횟수와 시간에 아무런 제한이 없이 되돌아 갈 수 있고 기억은 보존되면서 소모한 체력 등은 모두 회복된다. 심지어 과거를 바꾸고 사이드 이펙트 없이 돌아올 수 있다. 근데 아버지는 왜 다시 못만나는지 잘 이해를 못했다. 아기가 다른 애로 바뀌었을 때도 다시 원래대로 복구했으면서?